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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담보대출, 해외는 되는데 국내는 왜 안 될까

chance-note 님의 블로그 2026. 8. 31. 19:41

비트코인 담보대출, 해외는 되는데 국내는 왜 안 될까

비트코인 담보대출이라는 말, 요즘 종종 보임.

내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그냥 담보로 맡긴 다음, 현금을 빌려서 쓴다는 개념임. 팔면 세금도 내야 하고 나중에 다시 사려면 더 비쌀 수도 있으니, 담보로만 맡기고 현금을 빌리는 쪽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임.

결론부터 정리하고 시작해 봄.

해외에서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현금성 자산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실제로 운영 중임. 반면 국내는 은행권에 이런 상품이 아직 없고, 업비트·빗썸에 있는 서비스도 사실은 "현금 대출"이 아니라 "코인을 빌려주는 마진거래"임. 이 둘을 헷갈리면 안 됨. 아래에서 하나씩 풀어봄.

 

해외에선 이미 하는 중

먼저 해외 상황부터 봐야 함. Coinbase, Nexo, Ledn 세 곳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서비스임.

  1. Coinbase(Borrow)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USDC를 빌려주는 구조임. 금리는 최저 연 4%부터 시작하고, 최대 대출 한도는 100만 USDC임.
  2. 담보비율은 최소 133% 이상을 요구함. 쉽게 말하면 100만 원을 빌리려면 133만 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맡겨야 한다는 뜻임.
  3. 대출 잔액이 담보 가치의 86%에 도달하면 청산이 실행됨. 이때 담보가 팔려서 대출금과 수수료를 충당하고, 남은 비트코인만 돌려받음.
  4. Nexo는 최우수 등급 기준 연 2.9%부터 시작하고, 8만 달러 이상 대출에는 조건부로 0% 금리 상품도 있음. 다만 최대 LTV(담보인정비율)는 50%로 Coinbase보다 보수적임.
  5. Nexo는 LTV 71.4%, 74.1%, 76.9%에서 순차적으로 경고를 주고, 83.3%에 도달하면 청산함.
  6. Ledn은 APR 9.25%~11.49% 수준이고, 최대 LTV 50%, 만기 12개월 고정, 월 이자 납부 방식임. 청산 경고는 LTV 70%·75%에서 시작하고 80%부터 자동 부분청산이 들어감.

세 서비스 조건을 표로 정리하면 이렇게 됨.

서비스 최대 LTV 금리(APR) 청산 시작
Coinbase(Borrow) 담보비율 133% 이상 (LTV 약 75% 이하) 최저 4%~ 86%
Nexo 50% 2.9%~ (조건부 0%) 83.3% (마진콜 71.4%부터)
Ledn 50% 9.25%~11.49% 80% (경고 70%, 75%)
해외 비트코인 담보대출 서비스 3곳 비교

이 표에서 봐야 할 부분은 금리가 낮을수록 LTV 한도도 낮게 잡혀 있다는 점임. 담보를 더 넉넉히 잡을수록 서비스 쪽 리스크가 줄어드니 금리도 낮아지는 구조로 보면 됨.

참고로 SVB(실리콘밸리은행) 보고서 기준 전 세계 가상자산 담보대출 시장 규모는 6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9% 늘었다고 함. 작은 시장이 아니라는 뜻임.

 

그럼 업비트·빗썸의 서비스는 뭘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음. 국내에도 비슷해 보이는 서비스가 있긴 있음. 업비트 '코인빌리기'(2025년 7월 출시)와 빗썸 '렌딩플러스'(같은 시기 출시)임.

다만 이 둘을 "국내판 비트코인 담보대출"로 이해하면 오해가 생김. 구조가 완전히 다름.

  • 업비트 코인빌리기는 원화만 담보로 인정하고, 비트코인만 빌려줌.
  • 빗썸 렌딩플러스는 원화와 약 100여 종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잡고, 비트코인·이더리움·테더 등 10종을 빌려줌. 최대 레버리지는 원래 4배였음.

즉, 이 서비스들은 "코인을 맡기고 현금을 받는" 게 아니라 "자산을 맡기고 다른 코인을 빌려서 매매하는" 구조임. 쉽게 말하면 마진(레버리지) 거래에 더 가까움. 원화를 맡겨서 비트코인을 빌리고, 그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길 기대하는 방식인 셈임.

업비트 코인빌리기·빗썸 렌딩플러스 구조 비교

이런 서비스가 가능했던 이유도 짚고 넘어갈 만함. 자본시장법상 파생상품 규제 대상에 현물 기반 가상자산이 빠져 있어서,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출시될 수 있었다는 게 2025년 7월 시점 보도 내용임.

정리하면 이렇게 됨.

국내에서 "비트코인 담보로 현금(원화)을 빌린다"는 좁은 의미로는 아직 불가능함.

다만 "다른 자산을 맡기고 코인을 빌려 유동성을 만든다"는 넓은 의미로는 업비트·빗썸 서비스가 이미 존재함.

두 개념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니 헷갈리지 않아야 함.

 

왜 국내에서는 '현금'을 안 빌려줄까

문제는 여기서부터임. 왜 국내에서는 코인을 맡기고 현금(원화)을 빌려주는 상품이 없을까.

  1. 2025년 8월 18일, 금융위원회가 행정지도로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의 신규 영업을 잠정 중단하도록 요청함.
  2. 이후 8월 26일~9월 2일 사이 금융감독원이 현장 점검을 실시함.
  3.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이 마련됐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자율규제 형태로 2025년 9월 5일부터 시행됨.
  4. 핵심 내용 중 하나가 이거임 — "대여 시점 원화가치로 상환"하는 방식의 금전성 대여 서비스는 대부업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 제한됨.

즉, 코인을 맡기고 사실상 원화 가치로 빌려주고 갚는 구조는 대부업 인가 없이는 운영할 수 없다는 게 당국 판단임.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레버리지 대여도 이용자 피해 우려로 같이 제한 대상에 들어감.

이 흐름 속에서도 빗썸은 8월 중순 행정지도 이후 레버리지를 4배에서 2배로 낮추는 선에서 서비스를 계속한 것으로 보도됨(2025년 9월 20일 기준). 아예 서비스를 접은 게 아니라 규제 강도에 맞춰 조건을 낮추는 쪽으로 대응한 셈임.

 

청산 리스크, 생각보다 자주 일어남

여기서 변수 하나를 짚어야 함. 담보대출이든 코인 대여든,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 강제 청산이 생김. 이 부분을 장점만 보고 넘어가면 안 됨.

  1. 빗썸 렌딩플러스 이용자 중 약 13%가 강제 청산을 경험한 것으로 금융감독원 공개 자료에서 확인됨(2025년 9월 기준 보도).
  2. 서비스가 8월 초 재개된 뒤 단 3일 만에 1,791억 원 규모의 대여가 이뤄질 정도로 수요 자체는 컸음.
  3. 해외도 마찬가지임. Nexo·Ledn 모두 LTV가 일정 구간을 넘으면 마진콜 → 부분·전체 청산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구조임.
빗썸 렌딩플러스 강제 청산 비율과 대여 규모

과거 사례도 참고할 만함. 2022년 크립토 시장이 크게 흔들렸을 때, Celsius Network는 한때 약 170만 명의 고객과 약 120억 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했음.

그런데 2022년 6월 12일 전체 출금을 막았고, 한 달 뒤인 7월 12일 챕터 11 파산을 신청함. 파산 기록상 수천 명의 대출 이용자가 8억 1,200만 달러 이상의 담보를 플랫폼에 묶인 채 돌려받지 못했고, 일부는 대출을 다 갚았는데도 담보를 돌려받지 못한 사례까지 파산 기록에서 확인됨.

같은 시기 Voyager 등 다른 대형 플랫폼도 잇따라 파산 신청을 했고, Nexo 역시 예치금 인출이 급증하는 사태를 겪었음(이건 Nexo 자체 파산이 아니라 뱅크런성 인출 급증 사례로 보도됨).

국내에서도 비슷한 결의 사례가 있음. 담보대출은 아니지만 "코인을 맡기고 수익을 약속받는" 구조였던 하루인베스트·델리오는 2024년 나란히 파산함.

하루인베스트는 약 1조 4,000억 원, 델리오는 약 2,500억 원 상당의 코인을 유용한 혐의였고, 델리오 피해자만 약 2,800여 명으로 집계됨. 두 회사가 투자자 코인을 서로 위탁하는 구조였다는 점도 드러남.

이 부분을 정리하면 이렇게 됨.

담보를 맡기고 뭔가를 빌리는 구조는 시세가 오를 때는 편리하지만, 시세가 빠질 때는 강제 청산·플랫폼 리스크가 동시에 따라옴. 국내(13% 청산)와 해외(Celsius 파산) 모두에서 확인되는 부분임.

 

그래도 조금씩 달라지는 조짐은 있음

다만 여기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님. 앞으로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는 움직임이 있음.

  1. 대법원이 2026년 7월 2일 '민사집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입법예고함.
  2. 가상자산 자체와 거래소 이전청구권을 강제집행(압류·매각·환가) 대상으로 명시하는 내용이고, 시행 예정은 2026년 10월임.
  3. 지금까지는 가상자산이 재산적 가치는 인정돼도 압류·환가 방식이 불명확해서 은행이 담보로 잡기 어려웠는데, 이 규칙이 정비되면 법적 기반이 갖춰진다는 평가가 나옴.
  4. 실제로 전북은행 등 일부 은행이 관련 상품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있음.

다만 이건 "가능해질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되는 단계"이지, 2026년 8월 말 기준으로 실제 상용화된 은행권 상품이 나온 건 아님. 이 부분은 단정하기 어려움 — 제도가 갖춰진다고 바로 상품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음.

관련 규제 흐름도 몇 가지 더 있음.

  •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2026년 2월 19일 공포, 8월 20일 시행됨. 가상자산사업자 진입규제 강화, 자금세탁방지 의무 등을 담고 있음.
  • 가상자산사업자가 예치금을 관리기관에 예치·신탁한 경우, 원칙적으로 그 예치금을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항도 있음(이용자 보호 목적).
  •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단계 법안도 2026년 중 사업자 분류, 발행·상장·공시 규제 등을 다룰 예정으로 전망됨. 금융당국은 "1단계가 이용자 보호였다면 2단계는 수탁 인프라 육성과 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라고 언급함.
국내 가상자산 대여 규제 타임라인

이런 흐름을 보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이나 스테이블코인 활성화가 본격화될 경우, 은행권 가상자산 담보대출 같은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음. 다만 이건 아직 전망 단계이지 확실한 일정이 있는 건 아니라서, 변수가 남아 있다고 보는 게 맞아 보임.

 

해외 서비스를 직접 쓴다면 — 세금 신고 이슈

혹시 국내에 안 되니 해외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음. 이 부분은 사실관계만 짚고 넘어가겠음(특정 서비스 이용을 권하는 내용은 아님).

  1. 해외 금융회사에 개설한 계좌의 모든 금융자산(암호화폐 포함) 잔액 합계가 매월 말일 기준 하루라도 5억 원 이상이면, 국세청에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해야 함(신고 기한은 매년 6월).
  2. 예·적금뿐 아니라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보험상품까지 다 신고 대상임.
  3. 미신고·과소신고 시 미신고 금액의 최대 20% 과태료가 부과되고, 미신고 금액이 50억 원을 넘으면 인적사항이 공개될 수도 있음.
  4. 국세청은 "해외 코인도 대상"이라고 명시적으로 안내하고 있음. 해외금융계좌에서 나오는 이자·배당소득도 종합소득세 등으로 별도 신고해야 함.
해외금융계좌 신고 기준과 과태료

이 부분은 개인 상황마다 다를 수 있어서, 실제 신고 여부나 세액은 세무 전문가 확인이 필요한 영역임.

 

정리해 보면

  1. 해외에서는 Coinbase, Nexo, Ledn 등이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담보로 맡겨 현금성 자산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실제로 운영 중임. 단, 서비스마다 LTV·금리·청산 기준이 다르니 이용 전 최신 조건 확인이 필요함.
  2. 국내는 은행권 가상자산 담보 현금대출 상품이 아직 없고, 업비트·빗썸 서비스는 현금이 아니라 다른 코인을 빌려주는 마진거래임. 코인을 맡기고 원화를 빌려주는 방식은 대부업법 저촉 소지가 있어 제한됨.
  3. 담보·대여 구조 전반의 청산 리스크는 실질적임. 국내 유사 서비스에서도 이용자 약 13%가 강제 청산을 경험했고, 해외에서도 2022년 대규모 파산 사례가 있었음.

한줄 코멘트.

2026년 10월 시행 예정인 대법원 규칙 개정이 은행권 가상자산 담보대출의 법적 기반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전망은 있지만, 실제 상품이 나올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단계로 보임. 그때까지는 "국내에서 비트코인 담보로 현금 대출"이라는 표현 자체를 조심해서 받아들이는 게 맞아 보임.

 

이 글은 특정 서비스의 이용이나 가입을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투자 권유도 아님. 비트코인 담보대출·코인 대여 서비스는 담보 가치 하락 시 강제 청산이 발생할 수 있고, 플랫폼 자체의 파산 리스크도 존재함. 서비스 조건(LTV, 금리, 청산 기준)은 시점에 따라 계속 바뀌므로 실제 이용 전 각 서비스 공식 페이지에서 최신 조건을 직접 확인해야 함. 세무·법률 관련 사항은 개별적으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함.

 

참고 자료